[더코리아-대전시] 대전시는 ‘구 대전형무소 우물’을 대전시 첫 등록문화재로 등록한다고 예고했다.
2000년대 초 근현대문화유산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제정된 등록문화재 제도는 지난 2020년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통해 시도등록문화재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문화재의 등록 권한이 국가, 즉 문화재청장에서 시‧도지사로 확대된 것이다.
이를 통해 시‧도지사도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문화유산들을 자체적으로 발굴하여 문화재로 등록, 보호와 활용이 가능해졌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구 대전형무소 우물은 3.1운동으로 소위 정치범들이 폭증하자, 1919년 5월 대전 중촌동에 설치된 대전감옥소(1923년 대전형무소로 개칭)
취사장 우물로,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민간인들의 시신이 수장된 곳이기도 하다.
등록조사와 심의에 참여한 김상기 충남대 명예교수(한국근대사 전공)는 “대전형무소 우물은 일제강점기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투옥되었던 대전형무소의 가장 오래된 흔적인 동시에 거의 유일한 흔적”이라며, 역사적 가치와 의미에 비춰볼 때,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문화재등록의 의미를 설명해주었다.
함께 등록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박경목 관장 역시 “서대문형무소는 일찍부터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었다.”며 “대전형무소 역시 모두 철거되지 않고 일부라도 보존되었더라면 사적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는 한국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이라며, “아쉬움이 크지만 뒤늦게 우물이라도 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전 중촌동에 있었던 대전형무소는 지역사적인 의미도 크지만, 도산 안창호 선생과 몽양 여운형 선생 같은 한국독립운동사의 거목들이 거쳐 갔던 곳이며, 광복 이후에는 이응노, 윤이상, 신영복 선생 같은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이 수형되었던 곳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오롯이 새겨진 역사의 현장이다.
대전형무소 우물의 등록 예고 기간은 30일이며, 이후 접수된 의견들을 정리하여 문화재위원회를 개최, 최종 등록 고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대전시 문인환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전형무소 우물을 대전시의 첫 등록문화재로 등록하는 배경에는 망루와 함께 다양한 문화재활용 프로그램의 소재로 활용함은 물론, 우리시의 중요 역사자원으로서 옛 대전형무소를 널리 알리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물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문화재자료인 ‘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성당’ 역시 한국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문화재인 만큼, 산내 곤룡골 등과 함께 전쟁의 비극, 평화의 소중함,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까지를 모두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할 사업들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는 문화재보호법 개정 이후, 조례와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제도 운영을 위한 준비를 마쳤고, 작년에는 자체적인 조사와 심의 등을 통해 약 20건의 예비 목록을 확정했다. 그리고 그중 지역에서 역사성과 상징성이 큰 5건을 선정하여 현지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를 완료한 5건 중, 1건 만이 등록예고가 이루어진 것인데,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1건은 시등록보다 국가등록으로 올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또 1건은 지난 해 시의회에서 큰 관심을 보인 ‘을유해방기념비’로 의회의 권고에 따라 ‘미래유산’으로의 선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나머지 2건에 대해서는 소유자 또는 관리자의 동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못해 등록이 유보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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