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전남 여수] 한국은 물론 세계 교회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에 한 사람으로 꼽히는 ‘20세기 사랑의 원자탄’ 순교자 손양원 목사가 지난 6일 95년 만에 드디어 중동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이와 함께 중동고등학교총동문회(회장 백강수)는 13일 오후 5시 30분 여수시를 방문, 시청 상황실에서 손양원 목사 명예졸업장 전달식을 가졌으며, 순교기념관 등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양원 목사의 딸인 손동희 권사 등 유족과 총동문회 30여명이 참석, 김충석 여수시장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했으며, 사)민족지도자손양원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박세훈) 위원 20여명도 함께 참석했다.
명예졸업장은 손양원목사 기념관에서 영구 보관하게 되며, 아울러 기념식수도 갖는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여수시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손양원 목사는 희생과 화해, 용서, 사랑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신 분으로써 그 정신을 여수에 깊이 뿌리를 내려 여수가 순교성지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달라”고 강조했다.
박세훈 이사장도 “명예졸업장이 기념관에 보관된 것에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목회자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사명이 무언지를 다시 한 번 묵상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손양원 목사의 중동고등학교 명예졸업장 수여는 제17대 중동고등학교 총동문회(회장 백강수, 중동 64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추진됐다.
지난해 3월 백농포럼에서 중동고 동문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강연에서 손양원 목사가 중동고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백강수 총동문회장은 학교측에 문의해 이 사실을 확인한 후에 김병민 중동고 교장과 손양원 목사인 딸인 손동희 권사에게 건의했다.
중동고 총동문회 임시임원회는 만장일치로 손양원 목사의 명예졸업장 수여를 학교측에 건의했고, 학교는 지난 6일(목). 오전 11시 중동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손양원 목사의 딸인 손동희 권사에게 손목사의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총동문회에서는 졸업식을 마친 후 오후 2시부터 중동고 컨퍼런스룸에서 심포지엄을 진행했으며, 백강수 동문회장의 명예졸업식 경과보고와 인사말, 손양원 목사 신학교 동창인 방지일 목사가 손양원 목사를 회고했다. 또한 전)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자 현)산돌 손양원목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이만열 교수가 강의를 통해 손양원 목사의 한국사적 의미를 소개했으며, 이번 심포지엄의 진행은 안인섭 교수(총신대 교회사, 중동 77회)가 맡았다.
손양원 목사는 1902년 경남 함안에서 손종일 장로의 장남으로 태어나 아버지를 따라 7살때부터 새벽기도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한일 합방 이후 일제가 동방요배를 강요하자 신앙의 정신으로 불복종하다가 간신히 칠원보통공립학교를 졸업하면서 같은 해인 1919년에 서울 안국동에 있던 “중동 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기록에 의하면 손양원은 이 중동학교에서 낮에는 학업에 열중하고 밤에는 만두를 팔면서 고학을 했다. 그러나 3.1운동 이후 부친이 고향에서 독립운동으로 징역을 살게 돼 손목사에게 심적인 고통은 물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게되었고, 결국 손양원 목사는 중동학교에서 키워가던 꿈을 포기하고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손목사의 학력은 중동학교 입학(1919년 4월)과 자퇴(1920년 4월 3일)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손 목사는 1938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애양원교회에 부임한 뒤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당시 손 목사는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다 1942년 투옥됐다.
손 목사는 ‘전향(轉向․덴꼬)’해야 출옥할 수 있다는 담당 검사의 위협을 뿌리치고 광주 형무소에서 경성 구금소, 청주 구금소 등으로 옮겨 다니며 광복 때까지 옥고를 치렀다.
1948년 10월 여순사건 발생 당시 손 목사의 두 아들 동신과 동인은 공산당원들에게 살해당했다. 그러나 손 목사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기독교 가르침에 따라 자신의 두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공산당원을 양아들로 삼았다.
손 목사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공산군에게 체포돼 여수시 미평동에서 총살당하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번 명예졸업장 수여를 계기로 한국 교회의 리더십이 이 사회와 교육계 속에서 더욱 건강하고 굳건하게 세워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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