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권향엽 전 중앙당 정책의 부의장을 공천함에 따라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의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민주당은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100% 국민경선 여론조사를 통해 1등을 차지한 권향엽 전 부의장을 공천했다. 이에 따라 권 후보는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한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 유현주 진보당 후보와 함께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에 격돌한다.
전략공천 철회와 현역 서동용 의원과의 국민경선 등 당 공천 과정에서 부침을 겪었던 권 후보는 46년 만에 전남지역 사상 첫 여성 국회의원 탄생 가능성을 두고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선관을 지낸 권 후보는 줄곧 민주정책연구원, 민주아카데미실 실장, 민주당 디지털미디어국장 등 민주당 주요 당직을 두루 역임했다.
지난 21대 총선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민주당 경선에서 서동용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맛본 뒤 4년 후 두 번째 도전에 나서 다시금 서동용 의원과의 곡절 많은 리턴매치 끝에 본선에 진출했다.
전남지역 첫 여성 국회의원 배출 가능성에 대한 높은 관심은 권 후보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 또 3명의 후보 중 유일한 광양 출신이다. 해당 선거구는 광양시의 유권자 수가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곳이라는 고려할 때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다 사천 의혹이 불거진 뒤 스스로 전략공천 철회를 결정한 후 현역 의원과 정면승부를 선택한 결단력도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비록 무소속 국회의원과 시장 등을 선택한 전력을 지닌 지역이긴 하나 민주당이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왔던 순천광양곡성구례지역에서 당 간판은 여전히 본선을 앞둔 권 후보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이에 맞서는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는 3선 국회의원으로,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 지역구를 바꿔 당의 전략공천에 따라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첫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비례를 제외하고도 전남 순천을 지역구로 재선에 성공할 만큼 만만찮은 저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 속에 선거 초반부터 특유의 지역 예산 폭탄론 들고나오는 등 집권여당 후보의 장점을 내세워 표심을 공략 중이다.
광양제철소로 대표되는 산업도시의 특성상 경북 포항 등 타지역 유입인구가 많다는 특징 때문에 총선과 대선 등 역대 선거에서 전남 다른 시군과 달리 보수진영의 표가 상당했다는 점도 이 후보가 노릴 수 있는 빈틈이다.
여기에 더해 게리맨더링의 희생양으로 꼽히는 인구 5만의 순천시 해룡면의 경우 지난 21대 선거에 이어 다시금 지역 분할로 인한 불만이 상당한 곳이어서 이 같은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 여전히 향방이 묘연하다. 소병철 의원과 서동용 의원이 순천시 선거구 복원을 약속했지만 22대 총선을 앞두고 끝내 무산되면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까닭이다.
다만 현재의 기형적인 선거구를 확정한 20대 국회 당시 순천시 국회의원이 다름 아닌 이 후보였다는 점은 외려 이 후보의 발목을 잡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현주 진보당 후보는 광양지역을 중심으로 줄곧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표방해 온 지역 내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다. 제9대 전남도의회 의원을 역임하는 등 정치 경험을 쌓았음은 물론 꾸준한 출마 이력 등으로 지역 내 인지도 역시 만만찮은 인물이다.
처음 출마한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 투표율 14.44%를 기록한 뒤 19대 총선에서 32.4%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유 후보는 일찌감치 호남지역 정치세력 교체를 내세우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해당 선거구의 유권자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득표율을 끌어올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전주시을에서 당선되는 등 진보당을 바라보는 호남에 부는 변화의 바람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집권여당 대표를 지낸 이 후보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은 만큼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간 양강구도가 견고하게 형성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어서표 쏠림 여파에 유탄을 맞을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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