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친구들이 서로를 자극할까?
[더코리아-스포츠]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서건창(35)은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서건창은 광주일고 출신으로 광주가 고향이다. 타이거즈와 인연은 없었다. 그래도 고향이라는 환경이 주는 편안함, 고향 팬들의 환영, 학연 지연으로 인연이 되는 이들이 많다.
프로 입단 16년 만에 타이거즈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지만 적응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서건창은 "김태군 김선빈 나성범이 친구들이다. 인연이 있는 스탭들도 있다.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건창을 포함해 모두 1989년 생들이다. 고교시절과 프로를 함께 뛰면서 친해질 수 밖에 없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서건창이 친구 김선빈과 같은 포지션이라는 점이다. 김선빈은 유격수에서 2루수로 변신한 부동의 주전이다. 서건창은 넥센에서 2루수로 활약하며 2014년 201안타, 타격왕,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2루수 골든글러브도 세 번(2012년, 2014년, 2016년)이나 수상했다. 동갑내기 친구 경쟁자가 입단한 것이다.
묘한 상황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부터 예고됐다. 서건창인 LG 트윈스에서 방출되자 KIA도 행선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심재학 단장도 관심이 가졌으나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당시 김선빈이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협상에 돌입한 시점이었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며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그럼에도 심단장은 서건창의 영입을 추진하지 않았다. 김선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괜히 서건창과 계약했다면 김선빈과의 잔류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었다. KIA가 김선빈과 계약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었다. 김선빈의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새해들어 3년 최대 3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1차 FA 40억 원까지 포함하면 70억 원을 벌어들였다.
김선빈의 잔류는 김종국 감독도 간절하게 원했던 것이었다. 통산 3할 타율의 교타자이다. 작년에도 119경기에 출전해 규정타석을 소화하며 3할2푼(6위), 출루율 3할8푼1리를 기록한 주전타자이다. 상하위 어떤 타순에 배치해도 제몫을 한다. 선구안과 커트능력이 뛰어나 상대투수들을 괴롭힌다. 올해도 3할 타율 이상을 기대받고 있다.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타자이다.
KIA가 서건창을 영입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김선빈의 대체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서건창이 최근 수 년동안 하락세를 겪으며 타격과 수비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풍부한 경험은 경쟁력인 것도 분명하다. 더욱이 겨우내 알찬 훈련을 통해 몸상태도 좋아졌다. 서건창도 "개인적으로 준비를 잘했다. 마음 편하게 준비해서인지 느낌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선빈도 최근 수 년동안 잦은 부상으로 완벽한 풀타이머는 아니었다. 서건창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은 있다. 일단 김선빈의 백업전력으로 구분되지만 잠재적 경쟁자임에는 분명하다. 김선빈은 통산 타율 3할3리 부동의 주전이다. 서건창도 첫 200안타 대역사를 세운 타격능력자였다.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보이지 않는 베테랑 경쟁이 벌어질 태세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서로 자극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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