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안타가 다시 터질까?
[더코리아-스포츠]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2023시즌을 준비하면서 6월 12일을 특별하게 여겼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무중인 외야수 최원준이 전역하고 복귀하는 날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기대했던 이유는 최원준이 입대전 팀내 최고의 리드오프이자 외야수로 활약했기 때문이었다.
2021시즌 주전우익수이자 1번타자로 143경기에 출전해 668타석을 소화했다. 2할9푼5리를 기록해 3할 타율은 실패했다. 그러나 174안타 44타점 82득점 40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742를 기록했다. 최다안타 3위였고 도루는 2위였다. KBO리그 간판급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하는 해였다.
KIA는 도루왕을 두 차례 차지한 박찬호와 출중한 도루능력을 갖춘 2년차 김도영도 개막전 주전 3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박찬호는 40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김도영은 풀타임으로 뛴다면 50도루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진단이었다. 최원준이 가세한다면 꿈의 40도루 트리오를 가동할 수 있었다. 정교한 타격으로 출루하고 발도 상대방을 뒤흔드는 득점 방정식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최원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상무에서 어깨가 불편해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 퓨처스 성적이 이를 말해주었다. 30경기에 출전했는데 2할1푼9리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2022 퓨처스리그에서 3할8푼2리 OPS 1.200의 압도적 성적과는 달랐다. 전역 당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복귀 이후 외야수가 아닌 1루수로 뛰었다. 이우성이 외야수 주전으로 발돋음한데다 1루 포지션이 무주공산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최원준에서 상무에서 1루수 준비를 주문했다. 복귀하면 1루수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타선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최원준은 복귀전에서 2안타를 터트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곧바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대했던 최원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몸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는 상태에서 2년만에 1군 투수들을 상대하다보니 타격이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수비 역시 내야수 출신이지만 1루수는 생소할 수 밖에 없었다. 강한 타구와 까다로운 바운드성 타구가 많은 1루 수비도 여의치 않았다. 실수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수비실수는 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다시 외야수로 돌아갔고 벤치에 앉는 경기도 많았다.
복귀 성적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67경기에 출전해 274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2할5푼6리 23타점 37득점 13도루 OPS 0.672를 기록했다. 2021시즌의 최원준이 아니었다. 최원준의 부진으로 기대했던 40도루 라인업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5강 탈락의 이유로도 작용했다. 게다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혔으나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귀국 후 검진결과 근막손상이 드러났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지만 2024시즌을 맞아 새로운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다. 사실상 야구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피앙세와 결혼도 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종아리 부상은 깔끔하게 치료했고 호주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11일부터 제주도에서 자율캠프를 펼친다.
특히 시즌을 마치고 선배 나성범과는 의미있는 시간도 보냈다. 애제자로 입문해 11월까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벌크업을 했다. 웨이트의 필요성을 재정립하는 시간이었다. 12월부터도 챔피언스필드에 꾸준하게 나와 훈련을 이어갔고 몸집도 눈에 띠게 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상완치와 벌크업까지 비시즌 기간을 충실하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주 자율캠프에 이어 2월 호주 스프링캠프까지 온전히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실적을 보여준 만큼 몸상태가 100% 준비 되면 '어게인 2021'도 가능하다. 이루지 못했던 규정타석 첫 3할 타율에 도전할 수 있다. 최원준이 공수주에서 펄펄 날면 KIA 타선은 말리기 어렵다. 박찬호 김도영과 발야구를 시전할 수 있다.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선빈에 이우성까지 초강력 타선을 가동한다. 최원준이 사실상 2024 KIA 타선의 키를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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