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스포츠] KIA 유격수 박찬호(28)가 올해는 골든글러브 투표 2위가 아닌 수상자로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을까.
박찬호는 지난해 12월 11일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2위에 올라 생애 첫 수상이 불발됐다. 미디어 관계자 유효표 291표 중 무려 120표를 획득했지만 154표를 따낸 LG 캡틴 오지환에 밀려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박찬호는 당시 수상 여부보다 2위의 품격으로 더 많은 화제를 모았다. 수상 가능성이 희박한 걸 알고도 멀끔한 정장 차림에 시상식장을 찾았기 때문. “오늘은 힘을 하나도 안 줬다. 정장도 입어보지도 않고 급하게 대여해서 왔다. 원래 올 생각도 없었다. 2위의 품격을 위해서 왔다”라는 인터뷰가 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통상적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수상이 유력한 선수들만 참가한다.
그러면서 “사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한 번쯤은 구경 와보고 싶었다. 상을 받을 거 같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라며 “끊임없이 함께 언급된 선수로서 오지환 선배와 같이 자리를 빛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시상식장 풍경이 궁금한 것도 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수상자로 와야 하니까”라고 성숙한 코멘트를 덧붙였다.
박찬호는 프로 10년차를 맞아 각종 부상 속에서도 130경기 타율 3할1리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OPS .734의 커리어하이를 썼다. 감격의 데뷔 첫 3할 타율과 함께 2년 연속이자 개인 3번째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그 결과 지난해 126경기 타율 2할6푼8리 8홈런 62타점 16도루를 남긴 우상 오지환과 골든글러브 경쟁에 나섰고, 표차가 예상 외로 박빙이었다. 박찬호는 그 전에 오지환과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 유격수 부문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박찬호는 수상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가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오지환 선배와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좋다. 몇 달 내내 계속 함께 언급이 됐다”라며 “이제 나도 내가 생각하던 그런 선수에 한 발 다가섰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지금 이 자체만으로도 즐겁다”라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박찬호는 첫 3할 타율과 골든글러브 2위라는 성과를 발판 삼아 다음에는 시상식장의 주인공이 되는 게 목표다. 손가락과 팔을 크게 다치고도 이러한 기록을 해냈기에 부상 없이 한 시즌만 완주한다면 꿈은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박찬호는 “‘쟤는 어디 안 다치나’라고 말할 정도로 안 다치는 게 내 장점이었는데 야구가 잘 되니까 다쳐버리더라. 너무 아쉬웠다”라며 “야구 인생에서 언젠가 한 번쯤은 꼭 골든글러브를 받아보고 싶다. 이번에 시상식장 풍경을 익혔으니 다음에는 수상자로 오겠다”라고 목표를 전했다.
박찬호가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고 이종범(1993, 1994, 1996, 1997), 홍세완(2003), 김선빈(2017)에 이어 타이거즈 역대 4번째 유격수 황금장갑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2024시즌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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