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좋습니다".
[더코리아-스포츠]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유승철(27)이 호주에서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11월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최근 호주로 건너가 호주리그 캔버라 캐벌리에서뛰고 있다. 지난 11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얻은 수확을 실전에서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21일 현재 3경기에 등판해 5이닝동안 4안타를 맞고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물론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17일 아델레이드 자이언츠전이었다. 2-4로 앞선 6회 2사후 주자 2명을 둔 상태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으나 첫 타자에게 2타점짜리 중월 2루타를 맞았다. 승계주자여서 자책점은 없지만 구원투수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바로 반전의 투구로 응답했다. 6회말 팀 타선이 대거 4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어주자 힘을 냈다. 7회와 8회 나머지 2이닝을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무실점으로 막았다. 팀타선도 7회말 역전 결승점을 뽑아주었다. 결국 유승철은 7-6 승리를 이끌고 호주리그 첫 승을 따냈다.
15일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전 첫 등판에서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를 했다. 4-1로 앞선 5회 1사 만루 위기상황에서 첫 등판했다. 첫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다음타자에게 2타점 짜리 안타를 맞고 3-4로 쫓겼다. 그러나 다음타자를 뜬공으로 잡고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팀은 9회 끝내기타를 앞세워 5-4로 승리했다.
20일 시드니 블루삭스와의 경기에서도 10-로 크게 앞선 8회 두 번째 투수로 등장해 네 타자를 상대로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투구하고 승리에 힘을 보탰다. 3경기 모두 승리에 발판을 놓은 투구를 펼치며 호주리그에 안착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등판해 구원투수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유승철은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기술과 멘탈에서 두 가지 소득이 있었다. 우선 자신을 괴롭혔던 마운드에서의 불안감을 극복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갑자기 찾아온 불안감으로 인해 투구밸런스와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최고 152kmwkfl 직구만 믿고 힘으로만 던지다 찾아온 부진이었다. 마무리 경험이 많은 정재훈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아 투구의 방향성을 잡았다.
포수 미트의 꽂히는 결과보다는 투구 과정에만 신경쓰라는 조언이었다. 특정 지점에만 볼을 던지면 자연스러게 볼이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덕택에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고 제구도 안정감이 생겼다. 또 정 코치에게서 포크볼도 배웠다. 떨어지는 변화구는 큰 무기이다. 150km 강력한 직구가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전지훈련 준비 마무리를 위해 호주를 찾은 심재학 단장은 "한국에서 영상으로 던지는 것을 봤고 여기에서 현장에서도 봤다. 구위가 생각보다 훨씬 좋다. 던지고 싶은 공 아낌없이 던지라고 주문했다"라고 전했다. 심 단장을 만난 유승철도 "입단후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좋은 느낌이 생겼다. 실전에서 실험하고 싶었는데 호주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너무 느낌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유승철은 2017 신인 1차 지명선수이다. 효천고 시절 포수를 하다 3학년때 투수로 전향했다.위력적인 직구를 던져 1차 지명을 받았으나 투수 경험이 적은 탓에 슬럼프도 부상도 겪으며 7년을 보냈다. 8년째를 맞은 2024시즌은 반드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절실함도 크다. 적지 않은 나이에 호주 유학을 선택한 이유이다.
호주리그에서 후배들의 성공도 그에게는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2년차 최지민은 지난 1월 호주리그에서 자신감과 구위를 회복해 1군 필승조와 국가대표까지 발탁받았다 2023 신인 좌완 곽도규는 한 달동안 호주리그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유승철은 내년 시즌 1군 불펜요원이다. 호주리그에서 자신감을 찾는다면 팀에게는 커다란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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