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서울 중구] 중구의 환경공무관(옛 환경미화원)들이 심폐소생술로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살린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중구 환경공무관인 이명환, 유병철씨.
2019년에 입사해 환경공무관 5년차에 접어든 준고참들이다.
이들의 선행이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9일 '중구청장 소통 문자폰'으로 날아온 한통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다. '중구청장 소통 문자폰'은 구정 제안이나 생활불편 사항을 구청장에게 문자로 보내면 신속히 답변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민선8기가 출범한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되었다. 특히 핸드폰 번호만 뜨고 이름 공개를 하지 않아도 돼 부담없는 것이 특징.
이렇게 소통 문자폰으로 온 내용은, 전날 중구 환경미화원들이 사람 살리는 것을 목격해 칭찬하고 싶은데 어디에 연락해야 할지 몰라 문자 드린다는 것이었다. 그 환경미화원들이 젊은 분들 같던데 정말 멋지다는 말도 덧붙였다.
즉시 청소행정과에서 수소문한 결과 그 내용의 주인공이 이명환, 유병철씨로 밝혀졌다.
중구에서 태어난 두 사람은 한동네에서 살며 초·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 사이다. 부모들도 서로 친해 거의 한식구나 마찬가지다.
이명환씨가 결혼후 중구를 떠나고, 유병철씨도 다른 곳으로 이사가면서 떨어지게 되었지만 친분을 계속 이어갔고, 같이 중구 환경공무관 시험 준비를 해 2019년 둘 다 합격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렇게 사회에서도 한 직장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환경공무관들은 매일 새벽5시까지 출근해 오후2시30분까지 일하는데다 이명환씨는 서울역권역반에, 유병철씨는 시청권역반에 배치되다 보니 자주 만나기 어려웠다.
그러다 1월5일, 오랜만에 약수동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유병철씨의 여자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하려는 순간 횡단보도에서 오토바이가 무단횡단하던 사람을 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러자 유병철씨가 차 문을 열고 현장으로 뛰어갔고, 이어 이명환씨도 달려갔다.
사고를 낸 오토바이 운전자는 당황해 어쩔줄 몰라 했고, 사고자는 의식이 없었다.
유병철씨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이명환씨는 119에 신고했다.
심폐소생술이 힘을 쏟아 신속하게 해야하는 일이기에 두 사람은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했다. 다행히 5분도 채 안돼 119 구급차가 도착했고, 그 사이 의식이 없었던 사고자도 가까스로 의식이 돌아왔다. 두사람의 노력으로 골든타임을 넘기지 않은 것이었다.
심폐소생술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그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고, 사고자가 119 구급차에 실려 이동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한테도 그동안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지나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를 감명깊게 본 한 중구민이 4일 후 '중구청장 소통 문자폰'에 글을 올려 알려지게 된 것.
청소행정과로부터 본인들을 칭찬하는 문자가 왔다는 사실을 들은 두 사람은 매우 쑥스러워 하며 손사래를 쳤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에요. 그래도 그 모습을 본 여자친구가 집에 가면서 저를 칭찬해줘 기분은 좋더라구요."
유병철씨는 이 말을 하며 환히 웃었다.
이명환씨도 지난해 구청에서 전체 환경공무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폐소생술 교육이 큰 도움이 되었다며, 교육받은 것을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할 수 있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김길성 구청장은 "우리구 환경공무관들은 새벽 일찍부터 중구의 도로를 깨끗이 청소해 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는데,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교통사고 당한 분의 생명을 살렸다는 소식까지 들으니 이분들이 우리구 환경공무관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중구는 선행을 한 두사람에게 구청장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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