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의회가 이순신 장군 철 동상 타당성 용역 조사 등 정인화 광양시장의 핵심사업 예산을삭감하면서 사업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이 같은 배경에는 민선8기 출범 이후 꾸준히 제기됐던 정 시장과 광양시의회 사이 불통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광양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는 제2차 회의를 열고 광양시장이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을 1조1933억원을 의결했다.
이날 예결위는 2023년도 본예산안 심사에서 모두 35건, 48억3200만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내용을 살펴보면△이순신 장군 철 동상 타당성 조사 3억원△문화예술진흥계획·문화예술재단 설립·문화원 건립 등 용역 1억5800만원△환경교육센터 운영비 6000만원 △광양읍 합강 도시생태축 복원 10억8000만원 △망덕포구 카페거리·푸드트럭 및 주전부리존 조성 3억5300만원 △망덕포구 먹거리타운 음식콘텐츠 용역 50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또 △복지재단 출연금(최소경비 제외) 9900만원 △군도6호선(옥룡 옥곡~옥곡 수평)개설공사 용역 1억4000만원 △군도11호선(굴박스~삼정지)구간 확장 공사 용역 1억원 등은 일부 삭감됐다.
예결위는 이처럼 본예산을 의결하면서 “사업계획 단계에서 추진계획의 면밀한 검토와 체계적 운영방안 마련,행정절차의 철저한 이행” 등 의결에 따른 부대의견으로 첨부했다.
사실 정 시장 핵심사업과 관련한 삭감은 상임위원회 심사 당시부터 예고됐던 상황. 상임위 삭감 내역이 나오자 정 시장은 뒤늦게 예결위 심사를 앞두고서야 서영배 광양시의회 의장을 만나 협조를 부탁했으나 의원들은 물론 서 의장부터 관련 예산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만큼 접점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란 게 의회와 공직사회 내부의 분위기다.
특히 이순신 장군 철동상 타당성 용역 등 삭감예산 사업 대부분이 총무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좌초됐다.
정구호 총무위원장은 “본예산 심사를 앞두고 이순신 장군 철동상 타당성 용역 등 본예산 뒤에 숨겨진 예산에 주목해 꼼꼼하게 심사를 벌였다”면서 “이들 타당성 용역 후 대부분이 수백억원의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들이어서 더욱 면밀하게 들여다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타당성 용역을 수행하는 기관의 경우 광양시의 의견을 대폭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을 비춰보면 예산 성립에 더욱 신중을 기했다”고 덧붙였다.
송재천 예결위원장은 “고금리, 고물가 시대에 민생안정을 위해 재정의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재원 배분에 중점을 두고 불요불급한 예산과 선심성 예산은 없는지 등에 대해 꼼꼼히 심사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영배 의장은 본예산 심사를 앞두고 열린 제314회2차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 “앞으로 행정절차가 빠진 예산편성,행정절차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시의회 차원에서 결코 간과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다소 이례적인 강경 발언이다.
민선8기 출범 이후 정 시장의 행보가 의회와의 소통과는 상당한 간극을 보였던 데다 주요 사업추진을 두고 의회를 건너뛰고 독주하고 있다는 의회 내부의 불만이 결국 서 의장의 입을 통해 공개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번 본예산 심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사전경고를 내놓은 셈인데 정 시장이 의회 설득에 실패하면서 정 시장의 첫 본예산 속 주요 사업들이 첫걸음부터 꼬이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한 공무원은 “민선8기 들어 의회와의 사전 협의나 소통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예산 처리 시기가 오면 관련 공무원들은 물론 시장이 직접 의회를 찾아 사업을 설명하고 예산 통과에 심혈을 기울이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거수기가 아닌 이상 의회 입장에선 추진해야 할 사업의 당위성 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 사업을 두고 관련 예산을 승인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시의회는 오는 21일 제3차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본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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