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발로 뛰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역 주민 곁에서 더 가까이 활동하는 자치경찰이 바로 그들입니다. <경기뉴스광장>과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자치경찰의 현장 목소리를 담기 위해 [자치경찰 현장 속으로]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가정폭력,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 뛰는 부천원미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대예방경찰관 김성우 경위입니다. <편집자주> |
가족을 상대로 한 폭력 범죄가 해마다 3만여 건 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청이 발표한 2021년 범죄통계에 따르면 함께 살고 있는 가족으로부터 폭행, 상해, 협박 등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건수는 3만 6,424건에 이르는데요.
더 이상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현장의 이야기를 부천원미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대예방경찰관(APO) 김성우 경위에게 들어봤습니다.
가정폭력‧아동학대‧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앞장
“학대예방경찰관(APO)은 가정폭력, 아동학대, 노인학대 관련 112 신고에 대해 신고 초기부터 현장 처리에 대한 적정성을 검토하고, 범죄 초기 피해자 보호와 재발 우려 가정 관리 등 사후 범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 업무를 담당합니다.”
부천원미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김성우 경위는 학대예방경찰관(APO) 업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 구성원 간 범죄를 다루는 만큼 일반 형사 범죄와는 접근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형사 범죄가 처벌이 목적이라면 가정폭력은 처벌보다 교화가 우선이에요. 피해자의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관계 회복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죠. 그만큼 사례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의 감정소비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의 경우 가족을 신고해야 하다 보니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신고하지 못하거나 신고 후에도 강하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김 경위의 설명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해자에 대한 제재가 제한적이거나 한계에 직면할 때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럴 때마다 김 경위는 “‘피해자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피해자 안전 확보 및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고심
“2013년 여성청소년과 발령 후 이 업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은 물론이고 피해자 지원에 대한 제도 정착이 미흡했어요.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신고 활성화를 위한 홍보와 캠페인 등을 많이 했죠. 요즘은 시대가 바뀌면서 가정폭력 처벌이 강화되고,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한 시도도 많아지는 상황이에요.”
2013년 여성청소년과 발령 후 현재까지 학대예방경찰관으로 근무 중인 김 경위는 시대 흐름에 따라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과 이를 처리하는 업무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과거 가정사로 치부됐던 가정폭력이 엄연한 범죄로 인식되면서 신고 처리뿐 아니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사후관리까지, 업무 과정이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어요. 또 단순 처벌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한 피해자 지원 등 사후관리도 함께 진행하죠. 그만큼 해야 할 업무도 많아졌고, 경찰관이 느끼는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갈수록 많아지는 업무량과 그에 따른 책임감이 커지면서 학대예방경찰관은 경찰 내에서 대표적인 기피 보직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김 경위가 10년 가까이 업무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위기 상황 때마다 함께 해결해 온 직원들 간 끈끈한 팀워크와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도우면서 얻는 보람이 컸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와 함께 김 경위는 가정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정폭력은 단순히 죄의 유무를 따져 처벌하는 게 아니라 가정 내 관계 회복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다 보니 경찰 혼자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예산과 인력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은 필수죠. 자치경찰의 취지와 딱 맞는 셈이에요.”
실제로 김 경위는 정신질환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만 키우던 다문화 가정의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과 보건소의 협조를 받는가 하면, 조현 증상으로 가족을 협박해 구치소에 수감됐던 가정폭력 가해자의 출소에 대비하여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인천미추홀 경찰서, 서울 구로 경찰서 등 인접 경찰서 및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업한 바 있습니다.
공동대응팀 운영으로 피해자 원스톱 지원
“부천원미경찰서에서는 ‘가정폭력‧성폭력 공동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어요. 초기상담부터 복지지원, 지원기관 연계까지, 피해자를 위한 원스톱 대응이 가능합니다.”
가정폭력 범죄의 발생 원인은 복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 사례에 따라 원인도 천차만별인데요.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1:1 맞춤형 심층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에 부천시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초기상담부터 복지지원, 지원기관 연계까지, 피해자를 위한 원스톱 대응이 가능한 ‘가정폭력‧성폭력 공동대응팀’을 운영 중이라고 김 경위는 강조했습니다.
이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112로 신고하면 경찰의 초기 대응 이후 현장에서 피해자 동의를 받고, APO(학대예방경찰관), 전문사례관리사, 상담사 등으로 구성된 공동대응팀이 사례 회의 등을 거쳐 전화 모니터링, 필요시 가정 동행 방문, 복지서비스 및 지원기관 연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입니다.
“예전에는 솔루션회의라고 문제가 있을 때 모여서 회의했다면, 공동대응팀 운영 후에는 바로 피해자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원스톱 지원이 가능해졌어요. 이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가정폭력 피해자의 수급자 신청을 지원해 경제적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된 사례도 있습니다.”
“학대예방경찰관으로 현실적인 멘토 되고파”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어서 경찰이 됐어요. 여성청소년과에 지원한 것도 학교 폭력이나 가정폭력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죠. 일이 힘들어도 얻을 수 있는 보람이 더 커요. 허락하는 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여성청소년과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여청계의 조상’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김성우 경위. 그는 오랜 세월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쌓은 자신이 쌓은 경험을 동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가정폭력은 정말 사례별 대응 방안이 각양각색이에요. 그만큼 현장 경험이 필요하죠. 제가 얻은 노하우를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여성청소년과에서 일하는 경찰 동료들이 다치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 김성우 경위가 전하는 가정폭력 대처법 |
1. 가정폭력 피해 사실을 주위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자인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문제 원인을 자기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정폭력은 엄연한 범죄이고 피해자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참지 말고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2. 112 신고가 부담된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을 이용해보세요. 벌금 등 형사처벌을 우려해 신고 자체를 꺼리거나, 두려움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112 신고가 부담된다면 우선, 24시간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통해 현재 상황을 상담받아보세요. 상담 과정에서 경찰 접수를 권하거나 확신이 들 때 신고를 진행해도 됩니다. 3.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안전에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는 경찰에 신고해 즉각적인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신고가 접수되면 임시숙소 안내, 피해자 신변 보호, 상담 연계, 심리상담, 복지 연계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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