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수 있었는데...".
[더코리아-스포츠]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30)이 수비가 아닌 방망이로 제몫을 했다. 시즌 처음으로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천적 외인에게 당한 수모를 되갚는데 중요한 연결 고리 노릇을 했다. 동시에 슈퍼캐치 불발에 진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김호령은 지난 1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광주경기에 모처럼 8번 중견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 1회 첫 타석에서 1사 1, 2루에서 에릭 요키시의 2구를 가볍게 밀어쳐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팀의 5득점째가 되는 일타였다. 자신도 박찬호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KIA를 상대로 통산 9승과 ERA 2.34를 자랑하던 요키시는 1회에만 9안타 8실점의 수모를 당했다.
2회 2사1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였다. 4회는 1루 뜬공에 그쳤으나 6회말 2사 2, 3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1에서 10-1로 달아나는 귀중한 추가득점타였다.
개막부터 주전 중견수로 나섰다. 수비력이 뛰어난 김호령에게 타격도 기대했다. SSG와의 개막 2차전에서는 광활한 수비범위와 다이빙캐치를 선보였다. 그때도 선발투수가 이의리였다. 첫 승의 귀중한 발판을 놓았다. 그러나 타격이 신통치 않았다. 4월 1할9푼4리에 불과했다.
결국 주전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 5월에는 경기 후반 중견수 대수비로 들어가는 벤치멤버였다. 선발출전은 요원했다. 전날까지 4타석 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좌완 요키시를 상대로 우타라인을 짜면서 김호령이 모처럼 라인업에 이름을 넣었고 맹타로 승리를 이끌었다.
김호령은 "며칠전부터 방망이를 칠 때 되게 느낌이 좋았다. 이제 경기만 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그 효과가 나타났다. 직구에 스윙이 늦어서 타이밍을 좀 빨리 가본 것이 효과가 컸다"고 맹타의 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1회 수비에 큰 아쉬움을 표했다. 1사 1, 2루에서 러셀의 빗맞은 뜬공을 잡는 듯 했으나 놓쳤다. 전력 질주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타구가 글러브 손바닥 안쪽으로 들어갔다 빠져나왔다.
"잡을 수 있었는데 못잡아서 너무 너무 아쉬웠다. 타구가 좀 뻗을 것 같았는데 끝에서 살짝 휘더니 손바닥을 맞고 말았다. 너무 아쉬웠다. (두산) 수빈이형이 그런 수비를 잘했는데 그거 보고 나도 잘해야 싶었다"며 웃었다.
3안타 3타점의 기세를 이어가야 하지만 선발출전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래도 기죽지 않았다. "나가면 최대한 내 위치에 맞게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또 기회를 주시면 오늘처럼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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