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역사상 3번째 신인왕에 도전하는 슈퍼루키 윤영철(19)은 올해 순수 신인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12일 기준 21경기(103이닝)에 선발 등판해 8승 6패, 평균자책점 4.19, 피안타율 0.266,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0을 기록하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윤영철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1.14로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 중 가장 높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아 KIA에 입단한 윤영철은 지명 당시부터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팀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시즌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코치진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해 쟁쟁한 선배들을 밀어내고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윤영철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투구를 펼치며 5선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6월 말 체력 관리 차 열흘 동안 휴식기를 가진 것을 제외하면,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올 시즌 경험은 윤영철에게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점을 꼽으라고 하면 안 다치고 1군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 돌고 있는 것이다. 신인인 저에게 선발 기회를 주신 김종국 감독님께 감사하다. 프로 첫 시즌에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을 하고 있다. 지금처럼 조금씩 배우면서 성장하면 나중에 좋은 투수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영철은 벌써 8승을 올렸다. 남은 4~5번의 등판에서 2승만 추가하면 10승 고지를 밟는다. 데뷔 시즌 10승은 양현종과 이의리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타이거즈 구단(해태 시절 포함) 역사상 신인 10승 투수는 5명(1986년 차동철, 1989년 이강철, 1993년 이대진, 2002년 김진우, 2006년 한기주)에 불과하다. 이중 선발승으로만 10승을 기록한 이는 1989년 이강철과 2002년 김진우 2명뿐이다.
윤영철은 “시즌을 시작할 때 5승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승수를 올렸다. 10승을 하면 좋겠지만, 승리는 운이 따라야 하고 야수들 도움도 받아야 한다. 10승을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신인왕 경쟁은 윤영철과 문동주(한화 이글스)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문동주는 올 시즌 23경기(118.2이닝)에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 팔 관리 차원에서 조기에 시즌을 접은 상황이다. 윤영철이 남은 시즌 10승 이상 올리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윤영철은 “저도 사람이라 신인왕이 욕심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못 받아도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중에 더 큰 상을 받으면 된다. (문)동주 형도 올해 잘 던졌다. 각자 위치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안 다치고 시즌을 완주해서 팀에 보탬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투수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이닝 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은 시즌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또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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