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경기] 지난해 11월 15일, 경기도는 경기도 외곽을 걸으면서 생태, 문화,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경기 둘레길 860km 전 구간을 개통했다. 경기 둘레길은 경기도내 15개 시·군의 기존 길을 연결해 경기도를 순환하는 도보 여행길로, 3년여 만에 완성된 것이다. 경기 둘레길은 크게 평화누리길(김포~연천 186km), 숲길(연천~양평 245km), 물길(여주~안성 167km), 갯길(평택~부천 262km) 등 4개 권역, 60개 코스로 구성되었고 누구나 자신에게 알맞은 코스를 선택해 걸으면 된다.
꿈기자는 지하철로도 접근성이 좋은 경기 둘레길을 찾았고, 그중 시흥 53코스를 선택해 가족과 함께 걸었다. 경기 둘레길 중 갯길에 해당하는 시흥 53코스는 시흥 배곧한울공원에서 출발하여 시흥 연꽃테마파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꿈기자는 배곧한울공원의 석양이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저녁 무렵에 배곧 한울공원에 도착할 수 있게 시흥 연꽃테마파크를 출발지로 선택했다.
경기 둘레길을 걷기 전에 먼저 경기 둘레길 누리집(https://www.gg.go.kr/dulegil/index.do)을 방문하여 사전에 필요한 정보를 간단히 살펴보았다.
경기 둘레길을 편하게 즐기기 위해 두루누비라는 도보여행 앱을 설치하면 자신의 이동경로가 자동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쉽게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두루누비 앱에서 경기 둘레길을 검색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경기 둘레길‘로 띄어쓰기를 해서 검색해야 둘레길 안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꽃테마파크와 관곡지
출발지로 정한 시흥 연꽃테마파크는 지하철 서해선을 타고 시흥구청역에서 내린 후 마을버스 5번으로 환승해서 10분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다.
출발지로 가기 전 연꽃으로 유명한 관곡지와 연꽃테마파크를 먼저 둘러봤다. 관곡지는 조선 성종 때 명신이며 농학자로 유명한 강희맹 선생이 세조 9년 사신으로 명나라에 다녀올 때 남경에 들러 전당홍이라는 새로운 품종의 연꽃을 들여와 처음으로 심었던 곳이다. 매년 7월 관곡지에 연꽃이 만발하여 이 지역의 이름을 연꽃고을(蓮城)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연꽃의 향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초겨울이라 연꽃은 볼 수 없었지만 넓은 연못에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내년에 다시 한 번 찾아오길 약속하고 둘레길의 출발지로 향했다.
갯골생태공원으로 가는 길
연꽃테마파크에서 첫 번째 목적지인 갯골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탁 트인 호조벌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초겨울 무렵 방문해서인지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걸을 수 있었다. 시흥 호조벌은 조선 20대 임금 경종 때 호조방죽을 완공한 뒤 안쪽 개펄을 메워 조성한 농경지로 매년 10월 추수하기 전 방문하면 황금 들녘을 감상할 수 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 유일의 내만갯벌과 옛 염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공원이다. 갈대 숲길을 걷다 보면 시흥 53코스의 스탬프 이미지인 흔들전망대를 볼 수 있는데, 23m의 목조전망대로 올라갈 때 흔들림을 조금 느낄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한다. 전망대 위에 올라가 아래를 보니 생태공원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졌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생태공원의 곳곳을 다니고 싶을 만큼 전망대 위에서 본 생태공원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갯골생태공원에서 두 번째 목적지인 월곶 포구로 향하는 길은 조용한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다. 바로 옆이 도심이지만 전혀 복잡하지 않고 갯골과 함께 갈대숲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는 길로 가을에 걸으면 더욱 좋은 길로 추천하고 싶다.
석양이 아름다운 월곶 포구와 배곧한울공원
월곶 포구에 가까워지자 조금씩 바다 내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물이 들어오면 고기잡이 배를 볼 수 있고 물이 빠지면 갯벌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월곧에 오자 서서히 해넘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시흥 53코스의 3분의 2지점이라 빨리 도착지인 배곧한울공원으로 걸음을 재촉했지만 둘레길 곳곳에 시선을 떼어놓을 수 없는 멋진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 너무 많았다. 바다 풍경과 함께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쉼터는 꿈기자의 걸음을 자꾸 멈추게 해서 예상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이 둘레길에 머물게 되었다.
사계절의 변화가 기대되는 둘레길, 시흥 53코스
마침내 53코스의 시작점이자 꿈기자의 종착점에 도착하였다. 쉬지 않고 걸었으면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지만 둘레길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꿈기자의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만들어 6시간 만에 완주하게 되었다. 종착지에 오자 비로소 다리의 아픔이 느껴질 정도로 시흥 53코스는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즐겁게 기분 전환할 수 있는 둘레길이었다.
봄에는 푸릇한 생명을 느끼고 여름에는 아름다운 연꽃을 감상하며, 가을에는 황금 들녘과 갈대숲에서의 사색을 즐기고 겨울엔 한적함 속에 석양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마다 느낌이 다른 길이 모여 있는 시흥 53코스는 여러 번 가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둘레길이다.
※ 본 기사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4단계 격상 전) 촬영 및 취재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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