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스포츠] KIA의 여름이 뜨겁다. 지난 5일 광주 한화전을 9-3으로 잡고 마침내 승패 마진 흑자(+1)로 돌아섰다. 6일 한화전서도 뒷심을 발휘해 4-4로 무승부를 거두는 등 최근 10경기서 7승1무2패의 초상승세다. 44승43패2무로 6위지만, 요즘 KBO리그애서 폭염보다 뜨거운 팀이 KIA다.
KIA는 후반기 기준 팀 타율 0.292로 2위, 팀 OPS 0.815로 역시 2위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4.36으로 6위지만, 리그 평균(4.33)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6월 말 나성범과 김도영의 복귀, 7월 초 김태군, 토마스 파노니, 마리오 산체스 영입이 투타에서 시너지를 일으키며 전력이 한층 향상됐다. 파트 별 선수 구성을 보면 ‘2강’ LG와 SSG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타선은 쉬어 갈 곳이 없다. 최원준(1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김선빈(2루수)-이우성(좌익수)-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로 이어지는 베스트라인업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알 수 없다.
출루, 주루, 장타, 해결능력 모두 갖춘 완전체 타선이다. 특히 박찬호~최원준~김도영으로 이어지는 일명 ‘트리플세터’의 위력이 상당하다. 최근 10경기 기준으로 박찬호가 타율 0.333 2타점 9득점 1도루, 최원준이 타율 0.262 7타점 8득점 2도루, 김도영이 타율 0.310 5타점 11득점 4도루다.
세 사람은 컨택 능력과 도루 능력, 원 히트-투 베이스가 가능한 좋은 주력에 해결능력까지 갖췄다. 박찬호가 출루하고 최원준이 연결하고 김도영이 해결하면 알아서 1~2점을 뽑을 수 있다. 여기에 나성범과 최형우, 소크라테스가 장타 한 방을 치면 빅이닝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김선빈과 이우성이 쐐기를 박을 수 있다.
특히 돌아온 나성범과 김도영의 활약이 너무나도 뛰어나다. 나성범은 27경기서 타율 0.358 9홈런 24타점 27득점 OPS 1.109라는 믿을 수 없는 행보다. 트리플세터에 나성범의 시너지가 폭발적이다. 폭염보다 더 뜨거운 화력에 KIA 팬들이 열광한다.
김도영은 29경기서 타율 0.328 2홈런 13타점 24득점 OPS 0.860이다. ‘미친’ 운동능력으로 그라운드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는다. 타격의 정확성, 장타력, 클러치능력, 주력은 이미 KBO 1~2년차 내야수들 중에서 탑 클래스다. 3루 수비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없었던 2개월 반 정도 KIA가 어떻게 야구를 할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맹활약 중이다.
사실 KIA는 선발진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6월 들어 저조한 이닝 소화력으로 표출되며 경기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 부분을 타선이 메워주기 시작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여기에 7월 들어 파노니와 산체스, 김태군의 가세로 마운드도 정비됐다.
1년만에 돌아온 파노니는 4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2.01이다. 140km 초반의 패스트볼과 커터, 커브 등을 섞어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뺏는 능력이 탁월하다. 보더라인 공략에도 능하다. 다리를 드는 높이마저 조절하는 지능적인 투구로 KIA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투수들을 뒷받침하는 포수 김태군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드러난 수치와 별개로, ‘핵인싸 포수’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친화력이 좋다. 투수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장점을 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제구가 일정치 않았던 이의리가 김태군을 만난 뒤 한층 안정된 투구를 한다. 김태군의 “거칠게 붙어라”는 주문은, 마운드에서 전투력을 끌어올려달라는 얘기다. 캐칭과 블로킹, 주자견제능력 모두 기존 포수들보다 좋다.
불펜은 후반기 초반 피로누적으로 다소 힘겨운 행보를 한다. 그러나 마무리 정해영을 중심으로 임기영, 전상현, 최지민, 이준영이 안정적인 필승계투조를 구축했다. 예년보다 불펜의 뎁스가 좋아지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타선과 선발진이 조금 더 활약하면 불펜 투수들도 얼마든지 힘을 낼 수 있다.
올 시즌 불펜진에선 임기영이 가장 돋보인다. 2017시즌 KIA 이적 후 줄곧 선발투수로 뛰어왔으나 작년부터 조금씩 불펜 비중이 높아지더니, 올 시즌에는 불펜 에이스로 맹활약한다. 41경기서 1승1패2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2.44다. 체인지업의 그립을 바꾸면서 예전보다 낙폭이 훨씬 커졌다. 타자들 육안으로는 패스트볼과 똑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 갑자기 확 가라앉는다. 알고도 속는, 강력한 무기다.
KIA는 7월부터 타선이 가장 뜨거운 팀이다. 마운드도 타선의 득점지원 속에 언제든지 기운을 차리고 시너지를 낼 만한 구성이다. 김종국 감독은 팀이 8월부터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맏형’ 최형우는 지난달 말 5위에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베스트 라인업에 꽉 찬 마운드 구성까지. 최소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KIA는 6위이지만 3위 NC와 단 2경기 차다. 여름의 주인공만 아니라 가을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KIA가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가을야구를 한 건 2017년 한국시리즈가 마지막이었다. 무려 6년만에 홈 팬들에게 다시 가을의 축제를 선물할 수 있을까. 부상 없이 건강하게 144경기를 마치면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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