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스포츠] KIA 안방에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신범수(25)가 이틀 연속 인상적인 활약으로 KIA 안방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신범수는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에 2회부터 대수비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1회부터 6실점 빅이닝을 허용하자 김종국 KIA 감독이 선발 포수 한승택을 빼고 신범수에게 기회를 줬다. 지난 14일 1군에 콜업된 신범수는 6경기 중 3경기를 교체로만 나섰다. 7~9회 경기 후반에 주로 투입돼 1타석밖에 들어서지 못했지만 이날은 2회부터 안방을 지키며 타석에도 여러 차례 섰다.
5회 첫 타석에선 2루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7회 1사 2루에서 한화 특급 신인 김서현의 초구 154km 직구를 공략, 우중간 펜스로 향하는 2루타를 날렸다. 2루 주자 변우혁을 홈에 불러들인 1타점 적시타로 신범수의 시즌 첫 안타이자 타점. 군입대 전이었던 지난 2019년 9월23일 수원 KT전 이후 무려 3년8개월(1338일) 만에 1군에서 안타 손맛을 봤다.
여세를 몰아 24일 한화전에는 8번타자 포수로 시즌 첫 선발 마스크를 썼다. 김종국 감독도 “범수 같은 경우 본인만의 스윙이 있어 타격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자기만의 스윙을 자신 있게 하는 모습을 좋게 본다. 기대되는 부분이다”며 타격에서 신범수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날 신범수는 4타수 1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1안타 과정이 범상치 않았다. 5회 한화 선발 장민재를 상대로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폴대 바깥으로 살짝 벗어나는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쳤다. 타격 직후 오른팔을 살짝 들며 홈런을 기대했지만 마지막 순간 타구가 밖으로 휘어나갔다.
파울 홈런 이후 삼진을 당한다는 야구 속설도 있지만 신범수는 달랐다. 바로 다음 공으로 장민재의 낙차 큰 커브를 잡아당겨 1~2루 사이로 타구를 보냈다. 안타성 타구에 한화 2루수 이도윤이 몸을 날려 타구가 빠지는 것을 막았지만 공이 옆에 떨어졌다.
몸이 기운 채 공을 다시 주운 이도윤이 1루로 송구했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간 신범수가 조금 더 빨랐다. 2루 내야 안타. 절박함이 담긴 1루 슬라이딩으로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7회, 9회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각각 7구, 6구까지 승부하며 상대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파울로 커트한 뒤 마지막 순간에는 힘 있게 스윙을 돌렸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파울플라이가 뜨면 마스크를 멀리 벗어던지는 등 활기 넘치는 플레이가 눈길을 끌었다. 프레이밍도 준수했고, 포구나 전체적인 수비에서 실수도 없었다. 이날 선발 윤영철도 신범수와 첫 배터리를 맞춰 6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윤영철은 “범수 선배랑 호흡이 잘 맞았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범수 선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광주동성고 출신 우투좌타 포수 신범수는 지난 2016년 2차 8라운드 전체 78순위로 늦게 지명됐지만 신인 때부터 1군 스프링캠프를 따라갈 만큼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다. 2019년에는 1군에서 39경기 홈런 2개를 쳤다. 이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1군에서 2경기만 뛰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KIA는 지난겨울 내부 FA 박동원(LG)을 놓친 뒤 포수 포지션이 최대 약점으로 떠올랐다. 주전 한승택이 34경기 타율 1할2푼7리(71타수 9안타) 3타점으로 타격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키움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주효상도 19경기 타율 6푼3리(3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그와 자리를 맞바꾼 신범수가 날카로운 스윙과 남다른 절박함으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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