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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코리아-스포츠]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표정한 얼굴로 레이스를 펼치며 냉정한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줬던 최민정. 하지만 이번 베이징 2022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첫 인상은 차가웠습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거나 흐트러지지 않고 오직 결승선만 바라보는 선수.
쇼트트랙이라는 경기의 특성상 어떤 일이 벌어져도 당황하지 않도록 몸과 마음을 단련해온 그이지만, 어쩌다 넘어져서 레이스를 망치더라도, 순조롭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더라도, 최민정의 표정은 한결 같았습니다.
심지어 베이징 2022 대회 1500m 종목에서 올림픽 기록을 작성했을 때에도 그의 반응은 담담하기 그지없었죠.
"사실 준결승 같은 경우에는 올림픽 신기록이 나올 줄 몰랐는데 하다 보니까 나와서 너무 좋고, 그냥 이름이 남겨져 있어서 좋네요." (얼핏 들어보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기도 하네요.)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거 같아서 크게 신경을 안써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지만, 이번 대회는 최민정에게 정말 힘겨운 도전이었을 겁니다. 개회식 다음날 밤에 열린 여자 500m 예선에서 무난한 레이스를 펼치며 8강에 진출했지만 곧이어 열린 혼성 단체 계주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준준결승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최민정은 이틀 뒤에 이어진 500m 경기에서 그만 미끄러지는 바람에 탈락하고 말았으나, 다시 나흘이 지나고, 대회가 개막한 지 일주일 만에 마침내 자신의 첫 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강력한 라이벌이자 현재 세계 최강 네덜란드의 수잔 슐팅과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 끝에 1000m 종목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최민정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랬던 그녀가 활짝 웃을 수 있었던 건 베이징 2022 대회 쇼트트랙 마지막 경기였던 여자 1500m 결승전이 끝나고 나서야였습니다. 준결승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운 최민정은 파죽지세로 결승에 진출했는데요, 이번에도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 선수들은 평창 2018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의 백전노장 아리아나 폰타나와 네덜란드의 수잔 슐팅이었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결승전은 최민정의 짜릿한 승리로 끝났고, 우리는 드디어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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