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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선생님 49재 추모 천창수 울산교육감 추도사

기사입력 2023.09.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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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코리아-울산] 서이초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시고 맞는 49일째 날입니다.

    선생님의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에 마냥 슬퍼하고 한숨만 쉰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수많은 선생님이 폭염의 길거리에 나와 공교육 회복을 외쳤습니다.

    이틀 전 일곱 번째 주말 집회에는 전국에서 20만 명이 넘는 선생님들이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2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선생님이 겪었던 고통이 한 개인의 고통이 아니라 누구나 겪었거나 겪을 수 있는 고통이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공교육을 멈추게 만드는 사람들을 벌하고, 정당한 교육활동을 하는 교사들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한 법과 원칙”이라는 한 선생님의 외침이 저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선생님들의 요구는 특권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안심하고 수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것입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이 보장되고, 모두의 인권이 존중되는 교육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지난 49일 동안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우리 교육은 변화의 실마리를 마련했습니다.

    교육부는 교권 회복과 보호를 위한 종합 방안을 마련했고, 정당한 지도에 면책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교원지위법을 비롯한 관련 법안들이 최근 국회 교육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습니다.

    교육청도 교원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반성은 저의 몫이고, 변화의 불씨를 지핀 것은 오로지 선생님들의 치열한 노력 덕분입니다.

    오늘 많은 선생님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것은 교육을 중단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서이초 선생님께서 편히 떠나실 수 있도록 함께 추모하고, 공교육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다짐을 위해서입니다.

     

    오늘 추모제를 두고 불법과 징계를 논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추모가 불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저의 권한과 의무를 다해 어떤 경우에도 선생님들을 지킬 것입니다. 양심에 따른 선생님들의 정당한 행동을 끝까지 보호할 것입니다.

    한 분 한 분 선생님들을 지키지 못하면서 평화로운 교육공동체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선생님을 떠나보내 드려야 하는 시간입니다.

    죽음으로 외친 선생님의 절박한 목소리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편히 영면하십시오.

     

    2023년 9월 4일

    울산광역시교육감 천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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