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코스 ③] 선조들의 의지가 담긴 북촌 공간 여행

출처 한국관광공사

김동현 기자
등록 2023.05.24 23:30
조회수 677

500년 전통을 이어온 조선과 지금의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동네는 어떨까. 근대식 건물들과 골목길의 조화가 재미있는 북촌은 곳곳에 조선과 근대의 흔적들이 숨어있다.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 사이 근대를 상징하는 건축물과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건축물에서 선조들의 마음과 그 의미를 새겨보자.

여행코스 : 근현대 건축물 탐방

청와대 - (515m, 8분) - 번사창(한국금융연수원) - (754m, 15분) - 가회동성당 - (598m, 9분) - LG상남도서관 - (340m, 4분) -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 프릳츠 원서점 - (411m, 6분) - 천도교중앙대교당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도보 기준

조선의 자주적 근대의 상징, 번사창(한국금융연수원)

조선 말 개항 이후 고종은 서양 기술을 도입하여 근대적 국가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다. 그중 가장 큰 변화가 군사시설이었다.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근대식 군사훈련과 무기 제조에 힘을 쓴 조선 정부는 일본과 청에 사람들을 보내 서양의 앞선 문물과 과학기술을 배워오도록 하였다. 그들이 조선으로 귀국해 세운 공장이 신식 무기를 만들기 위한 기기국 번사창이다. 5개의 건물로 이루어졌던 기기국은 일제에 의해 폐쇄되었다가 탄약을 제조하고 무기를 보관하던 번사창 하나만 남았다.

동양과 서양의 건축양식을 절충한 건물로 중국식 벽돌과 한옥 지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은 이색적이면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무기 공장이자 근대 공장으로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한 선조들의 염원을 느껴볼 수 있다. 내부 관람은 어렵지만, 오늘날에는 한국금융연수원이 그 옆을 지키고 있어 외롭지 않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118

문의 : 02-3700-1500

관람 시간 : 상시, 연중무휴

입장료 : 무료

한국 초대 교회의 사적지, 가회동 성당

가회동 성당은 한국 천주교 역사상 첫 미사를 봉헌한 초대 교회이자 박해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다. 1949년 처음 세워진 옛 성당의 건물은 2010년 2월 건축학과 출신이었던 송차선(세례자 요한) 신부의 지휘 아래 재건축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전통 한옥 사랑채와 현대식 성당의 조화로운 분위기는 평화롭다. 성당의 내부는 도로 밖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도로 쪽에 나지막한 한옥을 배치하고 그 안에 사제관과 성전을 숨겨두었는데 그 이유는 박해 때 숨어서 미사를 드리던 초대교회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 한다. 2층 대성전에는 햇빛 채광과 짙은 황토색 목재 벽이 어울려 아늑하면서도 경건함이 느껴진다.

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가 혼인미사(결혼)를 한 곳이 바로 가회동 성당이다. 언제든 부담 없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던 송 신부는 교회의 문턱을 완전히 없애고,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종교를 떠나 미사를 드리고 싶다면 홈페이지나 성당을 통해 미리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로 인해 성당을 개방하지 않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7

문의 : 02-763-1570

이용 시간 : 09:00~17:00, 월․토요일(혼인 미사) 및 공휴일 휴무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https://gahoe.or.kr/

국내 미래의 도서관, LG 상남 도서관

대한민국 미래는 어떻게 성장할지 살펴보자. LG 상남도서관은 국내 최초의 ‘디지털 도서관’이자 세계 최초의 ‘책 읽어주는 도서관’이다. LG그룹 설립자이자 명예회장인 구자경 회장의 사저를 기반으로 설립되었으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와 자료를 공급하는 곳으로 앞으로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입수하기 힘든 해외 과학 기술 논문을 디지털화하여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2층 세미나실은 소규모 과학기술 분야 학술 모임장으로 무료 대여하고 있다. 해당 세미나실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니 과학 기술에 관심이 많다면 공부하고 논문을 보고 토론하면 좋을 것 같다.

책 읽어주는 도서관은 LG상남도서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구축했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신간 도서부터 베스트셀러, 신문 기사, 영화 시나리오 등 매달 50여 권 새롭고 다양한 책도 무료로 들을 수 있으니 이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도서관 회원가입 신청 후 복지 카드를 통해 인증만 받으면 휴대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도서관에 접속해 음성으로 책의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오직 장애인을 위한 무료전자도서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어 건물 내부를 관람할 수 없다. 아쉬운대로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기하학적인 건축미를 뽐내는 외부를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국내 도서관계의 미래 이정표답게 LG 상남 도서관은 그 외에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모색해 도입하고 있다. 미래의 도서관으로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떻게 녹아들지 기대된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 1길 18

문의 : 02-708-3700

세미나실 이용 : 평일 09:00~17:00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https://www.lg.or.kr/index.do

김수근 건축가의 숨결,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 프릳츠 원서점

잠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문화공간에서 쉬어 가보는 건 어떨까?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창덕궁과 주변 한옥들과의 조화를 고려해 기왓장 느낌의 전돌로 만들었다. 외벽은 자연과의 상생을 위해 푸른 담쟁이덩굴로 장식했다. 폐쇄적인 외관과는 대조적으로 한옥의 구조를 적용한 내부는 막힘없이 연결된다. 고 김수근 건축가의 건축론인 ‘공생’이 잘 드러난 건축물이다. 경사진 지형의 특성을 그대로 보존해 반 층씩 높인 스킵 플로어 구조와 공간감을 극대화해 층의 경계를 모호하게 설계한 모습은 마치 미로처럼 재미있다. 국가와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현대 작품들은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풍경이 각기 다르게 다가온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서야 그 감흥을 느끼기 어려우니 색다른 시각적 경험을 느끼고 싶다면 당장 달려가 보자. 다만, 공간이 좁고 위험해 10세 이하 어린이의 입장은 제한되어 있으니 참고 바란다.

1층에는 프릳츠 원서점 카페가 운영되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한옥 공간과 마당에 있는 석탑 주변에서 취하는 휴식은 꽤 달콤하다. 맛있는 프랑스식 빵과 고소한 커피 향을 맡고 있으면 마치 개화기 때로 시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

문의 : 02-736-5700

관람 시간 : 화~일 10:00~19:00, 월요일 휴무

입장료 : 성인(20~64세) 1만 5,000원, 청소년(14~19세) 9,000원, 어린이(11~13세) 6,000원 / 만 65세 이상 경로자 및 장애인 50%할인 적용

홈페이지 : https://www.arariomuseum.org/main.php

3.1 운동을 향한 의지, 천도교중앙대교당

우리 민족 최대의 독립운동이었던 3.1운동의 시작을 알고 싶다면 천도교중앙대교당으로 가봐야 한다. 1918년에 시공하여 1921년에 완공된 천도교의 대교당은 천도교의 종교의식 외에 각종 정치 집회, 예술 공연 등 일반 행사가 개최된 역사적인 공간이다.

바로크풍의 탑 지붕을 한 붉은 벽돌 건물의 고풍스러운 자태는 한때 명동성당, 조선총독부 건물과 함께 서울 3대 건물로 꼽혔다. 독립운동 기금을 모으기 위해 대교당 건축이란 명분을 앞세워 공사를 했고, 건축비 일부는 3.1 운동의 중심단체 활동을 위항 독립자금으로 사용했다. 한국 근대건축에서 보기 드문 분리파 양식의 건축 성향은 독일인 건축가의 영향인 것으로 알려진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화강석을 사용했고, 건물의 몸체에는 내부 기둥이 없어 강당 형식의 집회실로 되어 있다.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어려운 시절 민족의 여론을 대변하는 민간 의사당이자 민족운동의 진앙지로 우리 근현대사의 호흡을 같이 해온 역사의 현장이다. 수많은 이들의 절실한 마음과 독립을 향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57

문의 : 02-735-7579

관람 시간 : 상시, 연중무휴

입장료 : 무료

여행정보

대중교통 정보

- [버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에서 150m.

주변 식당 및 카페

- 온마을 : 두부전골, 도토리 무침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27 / 02-738-4231

- 다운타우너 안국 : 버거, 치킨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6-4 1층 / 070-8870-3696

- 애호락 : 보쌈정식, 애호박찌개 /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41 2층 / 02-742-8010